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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의 개설

개설

인류는 유사이래 자연에 순응하고 때로는 이를 극복하면서 발전하여 왔다. 최초의 인류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을 이용하여 이동하고 식량 등을 운반하였으나 통행의 장애가 되는 강·하천 또는 계곡 등을 통과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수송하는 것에 늘 관심을 가져왔는데, 특히 강가를 중심으로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물이 갖는 지역적인 차단성을 극복하고 이웃지역과의 연결을 위하여 교량의 필요성이 생겨났다. 초기에는 물자수송에 가급적 수로를 이용하였으나, 배에 의한 운송은 원하는 목적지에 따라 제한을 받을 뿐만 아니라 수로 자체도 충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육상 수송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하천 및 협곡을 건너는 수단이 필요하였고, 쉽고 빠른 육상 수송을 위해 교량이 필수적인 수단이 되었다. 교량은 이와 같이 인간의 주어진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러한 교량건설의 이면에는 민족의 애환과 전설이 서려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종교적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교량은 아득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문학 및 예술의 주요 주제가 되어왔으며 여러 신화 속에서도 언급이 되어왔다. 그 예로 로마사람들은 "교량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상징"이라고 믿었으며 많은 교량들이 신부(神父)들에 의하여 건설되었다. 이는 '교량'을 의미하는 폰티(ponti)와 '만들다'를 의미하는 펙스(fex)가 합쳐진 '교량가설자'라는 의미의 합성어인 폰티푸(Pontiff)가 교황(敎皇)의 라틴표기인 것만 보아도 당시에 많은 교량이 가설되었으며, 교량의 가설자는 상당한 권력자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동양의 불교에서는 교량을 건설하여 중생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일이 현세에서의 세 가지 공덕 중의 하나라고 믿었으며, 또 많은 아치교가 사찰 앞에 건설되었는데 이는 속세로부터 무지개를 타고 불국(佛國)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교량은 또한 마을 및 도시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이 되는 것은 물론 도로 및 철도의 확보가 전쟁수행에도 필수적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교량의 차지여부가 전쟁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교량은 고속도로 및 철도발달의 핵심고리로서 경제발전과 필수 불가결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유럽은 발전된 해상 및 육상운송 시스템을 비롯한 기타 여러 요인에 힘입어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일찍 발전하였고, 미국의 급속한 경제성장도 육상수송체계가 발달된 후에야 가능하였다. 심지어는 오늘날에도 후진국들이 경제적으로 뒤지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서 양호한 육상수송 체계의 결여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교량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인간에게 실용적·정신적 구조물이 되었고 여러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는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가·회화 및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며, 직접적으로 편리를 주는 구조물인 동시에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한 이정표적 존재로서 당대의 문화와 역사가 간직될 수 있는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